쌍용자동차 : 우리는 이긴다!

지지성명

 
작성일 : 09-06-05 14:05
현대차 노란봉투가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전하는 메세지
 글쓴이 : 공투본
조회 : 1,577  

현대차 노란봉투가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전하는 메세지


2009-05-31 23시05분 최남국

노란색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지만 98년 현대차 노동자들에게 날라든 정리해고 명단이기도 하다. 지금은 과장 이상의 사무직에게 강제퇴직을 예고하는 색이기도 하다. 일명, ‘노란봉투’. 회사는 ‘경영정상화’ 되면 우선 재고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가슴을 쥐어뜯으며 회사를 떠난 노동자들은 11년이 지난 지금도 재고용되지 않았다. 미디어충청은 ‘98 현대차노란봉투 복직투쟁위’ 최남국 의장이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보낸 편지 전문을 싣는다.


결사항전의 각오로 투쟁을 전개하고 계시는 쌍용차 동지들께

지부장님 이하 정규직 비정규직 쌍용자동차 동지들 대단히 반갑습니다.
저는 울산에서 복직의 희망을 가지고 6년 이상 투쟁을 전개해 가소 있는 ‘98년 현차노란봉투복직투쟁위’ 의장 최남국입니다.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스럽습니다. 현재 쌍용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1998년 현대자동차 정리해고 투쟁과 너무나도 흡사해 미흡하나마 지면을 통해 격려와 당부, 그리고 동지들의 투쟁에 힘이 되고자 없는 글솜씨지만 진실 된 마음으로 몇 자 적어봅니다.

잘 알고 지내는 지인과 쌍용자동차 지부 홈페이지를 통해 너무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이 시간 이후부터는 더 이상 잘못된 선택을 하지 말 것을 호소 드리며 1998년 울산현대자동차에서 일어났던 정리해고 투쟁에 대해 당시의 저의 상황과 주변 상황을 떠올려 보면서 11년이 지난 지금의 심정을 쌍용차 동지들에게 알리고 이 글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 동지들이 꼭 승리하였으면 하는 바램으로 적은 글이오니 부디 힘내시고 “질긴 놈이 이긴다”라는 노동가요의 한 구절처럼 생존권 투쟁의 싸움에서 꼭 승리하고 쟁취했음 너무나 좋겠습니다.

촛불문화제 맨 앞줄에 앉은 상용차 노조 집행부의 모습/ 사진총괄, 백승호 현장기자


지금으로부터 약 11년 전 1998년 무더운 여름이 막 시작될 시점.
울산현대자동차에서는 어수선한 분위기와 함께 여러 가지의 소문으로 술렁이기 시작합니다. 신자유주의의 자본가들과 썩어빠진 정치로 인해 우린 “IMF”란 생소한 것을 맞이하게 됩니다. 쉼 없이 흘러가는 컨베어 벨트위에 지친 몸을 실어 열심히 임펙트로 볼트를 조인 죄밖에 없는 우리들에게 사측은 “경영이 악화되어 인력구조조정 불가피하다” “정리해고 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망말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그런 사측의 결정에 맞서 현대자동차 집행부도 결사항전의 각오를 가지고 한판의 큰 사움을 준비합니다. 현장내 활동가 동지들과 자발적인 조합원들의 결의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사수대가 결성되게 됩니다. 입사가 얼마 되지 않는 저 또한 친한 선배님을 따라 사수대에 결합하게 되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공장 내 곳곳엔 바리케이드가 설치되고 긴장감 또한 조금씩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쌍용자동차에서 벌어졌던 일 그리고 벌어지고 있는 일 또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조합원 가족들과 심지어는 젓을 물린 어린애까지도 공장안으로 모여들기 시작하고,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천막들이 하나둘 늘어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득 차게 됩니다.
지금 쌍용자동차 굴뚝고공농성에 돌입한 세 분의 동지들처럼 현대자동차에서도 전직 위원장 세분이 정리해고 철회되지 않고서는 땅을 밟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로 끝을 알 수 없는 굴뚝고공농성에 돌입하게 됩니다.

굴뚝사다리를 밟고 올라서는 그때 수많은 동지들은 목이 터져라 노동가요를 부르며 또 한 번 승리의 결의를 다졌고,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고공 굴뚝농성 돌입 투쟁으로 열기는 더욱 활활 타올랐고, 순간 이 싸움은 “꼭 이길 것이다”라는 생각이 더욱 또렷이 자리 잡았습니다.

동지들의 결의가 단단해지면 해질수록 사측의 압박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사측은 경찰들과 한 통속이 되어 푸른하늘 높이 헬기를 띄워 수십만 장의 찌라시를 하얀 눈처럼 뿌려대기 시작합니다.
“공장점거는 불법이고 모든 책임은…”
그렇게까지 치졸한 방법을 동원하는데도 불구하고 흔들림없는 대오에 사측은 또 다른 회유와 협박을 가해옵니다.
관리자들을 동원해“당신은 정리해고 대상이 아니다”라고 달콤하게 유혹도 하고,
“노조의 지시를 따르지 말고 조용히 고향에 가 있어라” 꼬시고,
“지금 희망퇴직을 하지 않으면 위로금도 한 푼 못 받고 쫓겨나게 된다”고 협박하고,
“나가 있어도 다시 재입사될 수 있도록 내가 힘을 써볼게. 꼭 약속한다” 라고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그런데 그런 관리자란 작자들은 무사했냐고요?
‘토사구팽’이 되어 하소연할 곳 하나 없이 결국 눈물 흘리면서 울산을 떠나게 되더군요.
사측은 심지어 고향에 계신 노부모에게까지 연락하여
“당신 자식이 회사를 망치고 있다” “빨갱이 짓을 한다” “빨리 데려가라” “그렇지 않으면 감옥에 갈 수 있다” 등등 인간 이하의 짓을 서슴지 않고 해 댔습니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쌍용차 노동자들.


사랑하는 쌍용자동차 동지 여러분!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약해지거나 흔들리지 마십시오. 부탁드리고 부탁드립니다. (노조) 집행부를 중심으로 더욱 굳건하게 단결해 주시시오. “경영이 정상화되면 꼭 우선 재고용하겠다”고 당시 4대 일간지에 실어 전 국민에게 약속했지만, 그리고 수많은 동지들은 그 약속을 믿고 희망퇴직이라는 미명아래 강제퇴직을 당하게 됩니다.

지금 사측에서 하는 모든 약속 절대 믿지 마십시오!
떠나기는 쉬워도 다시 돌아오는 건 혹 목숨과 바꾸어도 쉽지 않을지 모릅니다. 어리석고 순수한 마음으로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그리고 “에이 씨발 더러워서 나간다” 그런 생각은 꼭 버려주세요. 정말 말로 글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고통이 다가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내 삶이 산산이 부셔져 후회한 들 이미 때는 늦습니다.

쌍용자동차 동지여러분!
사측의 어떠한 달콤한 유혹에도 속지미사고 믿지 마십시오. 내 가족과 내 동지 집행부만을 믿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십시오. 동지들 두 팔에 펼쳐진 작은 플랜카드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더군요.
“해고는 살인이고 가정파괴다”
정말 정감하며 또한 무서운 말입니다. 꼭 사람이 숨을 쉬는 것만이 살아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죽음보다 더한 삶이야 말로 얼마나 힘든지 저와 같은 사람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회사를 떠난 그 이후의 삶은…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임펙트 들고 볼트 조이고 평생을 자동차 조립 관련 일만 했던 이들이 쉽게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조그마한 슈퍼마켓, 통닭가게 등등. 결국 1~2년을 넘지 못하고 결국 경제적으로 힘들어져 가정이 파탄 나고, 자살을 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되어 주위 모든 이들을 안타깝게도 했습니다. 작은 회사라도 입사하려면 이력서 란에 ‘현대자동차 근무’란 내용도 적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입사가 되지 않았습니다.

2003년경 현대자동차에서 향후 대대적으로 공개 채용이 있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왔고, 그 소문으로 인해 1998년 강제퇴직 당한 동지들이 모여들었으며 2003년 2월 “경영 정상화되면 꼭 재채용 하겠다”라는 그 약속을 지켜라며 “98현차 노란봉투 복직투쟁위”가 결성되었습니다. 처음에는 100여명이 넘는 동지들로 시작했지만 6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 열한명의 동지만이 “복직의 그날까지”란 구호 아래 열심히 싸우고 있습니다.

쌍용차 동지 여러분! 어떠한 일이 닥치더라도 집행부를 사수하고 나 자신의 자리 일터를 지켜내십시오. 자본가 사측은 믿지 마시고, 오로지 내 가족과 내 동지 그리고 집행부만을 믿으십시오.

쌍용차노조 전면파업에 돌입하며 매일 저녁7시30분 정문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연다.


5월21일 노조가 점거파업을 선언한 이후 희망퇴직서를 되찾아 찢어버리는 동지들이 생겨난다니 너무도 다행이고 잘 결정한 선택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희망퇴직서는 곧 사망신고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일 일찍 연대투쟁 하러 가시는 동지에게 드리고자 바쁜 마음으로 적은 글이라 글의 내용이 두서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님 이하 정규직 비정규직 동지들 이번 투쟁 꼭 승리하시길 기도할게요. 참! 그리고 굴뚝농성중인 세 분의 동지들께도 건강 유의하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울산에서도 저희 ‘98현차 노란봉투 복직투쟁위’는 질긴 싸움을 해서 꼭 복직을 이루어내겠습니다.

꼭 건강하십시오!
쌍용자동차 동지여러분 기회가 되면 꼭 뵙고 싶습니다.
여기 울산에서도 관심과 연대로 동지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꼭!
꼭!
꼭!
승리하시길…

2009. 5. 28. 울산에서 최남국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