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도 대화조차 외면할 것인가
정권과 자본이 또 한명의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쌍용차 조립 4팀에 근무하는 조합원이 지난 23일 ‘신경성 스트레스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오늘(27일) 오전 11시 40분경 끝내 세상을 등졌다.
이 조합원은 임금체불, 생활비, 정리해고 등으로 갈등하며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쓰러지기 일주일 전부터 두통을 호소했고, 회사가 수시로 회유‧협박 전화를 한 후 증세는 더 심각해졌다고 한다. 23일 뇌출혈로 쓰러졌고, 그 원인은 ‘신경성 스트레스'로 추정된다고 한다. 회사가 가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조합원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쌍용차 사측은 그간 “정리해고 대상이 아니니 파업에 참여하지 마라”, “파업에 동참하면 해고 명단에 넣겠다”, “희망퇴직 후 분사를 통해 우선 재입사시킨다”, “분사 후 비정규직 입사를 약속한다”며 조합원들을 회유하고 협박하며 괴롭혀왔다.
하지만 정리해고 명단도 없었고, 희망퇴직 후 우선재입사도 불법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필요한 인력이 있음에도 정규직 노동자를 비정규직노동자로 만들겠다는 것에 불과했다. 결국 온갖 거짓말과 협박으로 정리해고 위협과 생활고로 고통받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살인적인 스트레스'를 안겨준 것이다.
사람에게 생존권을 박탈하는 것은 살인과도 같다.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살인과도 같다. 용산참사가 그랬고, 박종태 열사가 그랬다. 쌍용차 조합원의 죽음도 그렇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야 이런 야만적인 살인행위를 멈출 것인가.
이제 더 이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말고, ‘대화의 장'으로 나서라. 쌍용차는 상하이차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정리해고와 분사는 교섭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정부는 수수방관하며 정리해고와 노동자의 죽음을 방조하고, 상하이차에게 어떤 책임도 묻지 않고 있다. 사측도 정권도 채권단도, 상하이차의 ‘명백한 잘못'에 면죄부를 주고, 노동자에게 대량해고로 그 책임을 덮어씌우는 파렴치한 행태를 멈춰라.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라.
비공개토론, TV토론, 공청회 등 어떤 방법이든 좋다. 사람을 자르고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고, 일자리를 나누고, 자동차산업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논의를 해보자는 것이다. 쌍용차 소유구조, 일자리 나누기, 사회보장제도, 해외매각 정책 등 쌍용차 정리해고를 비롯해 관련 사회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해결책을 찾자는 것이다.
정부와 채권단, 사측이 책임있게 사태해결에 나서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비롯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금속노조는 견결히 싸워나갈 것이다. 이후 벌어지는 물리적 충돌과 사회적 저항으로 인한 모든 책임은 정권과 쌍용차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이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조차 제대로 내주지 않는 ‘편협함'에서 벗어나, 노동자들이 죽음을 담보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경청하고 논의하고 풀어갈 때다.
대화조차 나서지 않는 정권을 우리는 ‘독재' 정권이라 불러왔다.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도 이를 강행할 때 그 정권의 말로는 ‘비참'했다. 이명박 정부는 수수방관하는 체하며, 쌍용차 노동자 죽이기를 종용하지 말고, 즉각 책임있는 자세로 쌍용차를 비롯한 국민생존권 문제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금속노조와 15만 조합원들은 고인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앞으로 금속노조는 쌍용차 정리해고를 분쇄하는 그날까지 고인의 몫까지 힘차게 싸워 나갈 것입니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9. 5. 27
전국금속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