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 우리는 이긴다!

지지성명

 
작성일 : 09-05-23 01:36
[쌍차노조/가정통신문] 사랑하는 조합원 가족 여러분!
 글쓴이 : 공투본
조회 : 1,048  

사랑하는 조합원 가족 여러분!


어제 밤은 유난히도 추웠습니다. 낮에는 땀이 날 정도로 더운 날씨라 이제 여름인가 싶기도 한데, 우리 동지들이 70미터 높이의 상공에서 보내는 첫날이라는 생각을 하니, 얼마나 추울까싶은 걱정에 잠을 잘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지질이 못난 지부장이 3명의 동지를 70미터 고공굴뚝 사지로 올려 보내고야 말았습니다. 천막에서 투쟁하는 아빠 모습만 보고서도 눈물을 흘렸던 딸 민정이와 아들 동권이, 그리고 새벽밥 먹고 생활전선에서 지친 하루하루를 보내시는 제수씨와 따뜻한 밥 한 끼도 못 먹고 올라갔습니다. 승리하지 않는다면, 살아서 내려오지 않겠다는 비장한 외침을 하고 고공 투쟁을 감행한 김을래 부지부장 동지입니다.

당뇨로 건강이 너무도 걱정되는 김봉민 정비 부지회장 동지는 지부와 지회의 강고한 투쟁전선 없이는 정리해고를 막아낼 수 없다며, 오장육부가 다 녹는다 해도 승리하는 그날까지 고공 굴뚝에서 항전을 결의한 동지입니다.

똑같은 사람인데 우리가 왜 정규직의 방패막이가 되어야 하냐며, 더 이상 참지 않겠다. 비정규직 생존권 내가 지키겠다, 원․하청 공동 투쟁으로 쌍용 노동자 대량 학살을 막아 내겠다, 다부진 외침을 남기고 올라간 비정규직 지회 서맹섭 부지회장 동지입니다.

이 동지들을 굴뚝으로 올려 보내면서, 저는 속으로 많이도 울었습니다. 정리해고의 칼바람이 우리 동지들을 굴뚝으로 올려 보낸 상황에서 지부장으로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길은 하나일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면서, 반드시 이 투쟁은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희망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소박한 시민입니다.

가족대책위가 구성 되었고, 평택시청에 요구안을 전달하러 간 우리 가족여러분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가대위의 눈물은 저에게 핏물과도 같습니다. 그동안 무엇을 잘못하였기에 이렇게 우리 가족들이 슬퍼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에 속에서 울컥하는 뭔가가 올라왔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한 것은 주야 맞교대로 온갖 생체리듬이 깨져가며 자동차를 만든 것 밖에 없습니다. 열심히 차를 만들다가, 어느 날 회사가 어렵다고 휴업에 들어갔고,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우리는 많은 것을 양보해 왔습니다. 그렇게 4년을 양보한 결과 우리에게 다가온 것은 생존의 낭떠러지에서 한발만 더 뒤로 물러나 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모두가 살수 있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분들 그동안 어떻게 생활했습니까? 쌍용자동차에 다니는 정규직 노동자라고 하면 평택시민들이 바라보는 눈길부터 달랐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렇습니까? 그리고 지난해 12월부터 임금체불로 생계를 위해 우리 가족들은 이중고를 당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에 일거리를 찾아 방황하고 있습니다. 86%가 부채로 허덕이고 있다고 조합원 실태조사까지 나왔습니다. 반찬값 아끼려고 시장의 곳곳을 누비는 그런 주부들 아니십니까?

정규직노동자와 비정규직을 가르는 정부와 보수언론의 왜곡된 논리의 가장 큰 희생양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우리, 함께 삽시다!

결국 여기까지 왔습니다. 정리해고라는 마지막 분수령까지 말입니다. 그동안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양보해왔더니, 이제 와서 목을 내놓으라고 하고 있습니다. 산길을 가는 할머니에게 ‘떡 하나주면 안 잡아먹지!’하면서 야금야금 떡을 뺏어먹더니, 나중에 할머니를 잡아 삼켰던 호랑이 이야기가 바로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입니까?

지부장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정리해고, 희망퇴직, 분사를 절대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지부장으로서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도부가 조합원을 배신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살기 위해 지도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싸운다면 절대로 패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이미 10년전 IMF시기 노동운동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희망퇴직으로 나간 동지들은 단 한명도 복직되지 않았습니다. 현대자동차는 36일간의 투쟁을 통해 6,000여명의 정리해고자가 200여명으로 줄었습니다. 그리고도 모두 복직했습니다. 최근 부산의 대우버스에서도 907명중 507명의 정리해고 통보를 원천적으로 철회시켰습니다. 이 모든 것은 단결된 조합원의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족여러분이 이 투쟁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회사는 가족들에게도 갖은 회유와 협박을 할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다양한 수법으로 때로는 협박을, 때로는 회유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절대로 현혹되지 마십시오. 노동조합이 여러분들을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 노동조합을 믿고 함께 할 때 우리 4만 가정은 함께 살 수 있습니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습니다. 새벽이 가까워 올수록 밤은 더 칠흑같이 어두워지는 법입니다. 그때마다 우리 가족 분들이 현명하게 노동조합과 소통하고, 주변의 가족들과 상황을 공유하면서 갑시다. 어떤 모진 탄압이 있어도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고난의 가시밭길이지만 동지들과 우리 가족들 고공 굴뚝에있는 자랑찬 동지들이 있어서 두렵지 않습니다. 정리해고 분쇄와 반듯한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서 힘차게 전진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조건에서도 지금까지 노동조합을 믿고 의지해준 가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내년 5월에는 활짝 웃으며 살맛나는 삶터에서 막걸리 한잔 기울였으면 합니다. 부디, 댁내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2009년 5월 14일


지부장 한상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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