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 우리는 이긴다!

지지성명

 
작성일 : 09-06-07 16:45
[성명]쌍용차 점거파업과 교섭에서 움켜쥐어야 할 원칙
 글쓴이 : 공투본
조회 : 808  

<공황기에 맞서 노동자살리기 투쟁을 전개하는 금속노동자들 성명>


정리해고 효력일을 코앞에 둔 쌍용차 점거파업,

교섭에서 노동자들이 움켜쥐어야 할 원칙은 무엇인가?




▣ 노·사·정 간담회를 둘러싼 의문들

6월 5일 쌍용자동차 점거파업 현장인 평택공장 본관에서 열린 노·사·정 간담회 직후 전국의 언론이 “극적 타결”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쌍용차에서 뭔가 의미있는 교섭이 열리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보도가 나오는지 가족·친지들로부터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점거파업 노동자들이 들을 수 있는 얘기란, 노·사·정 대화가 있었고 그 내용은 ‘비공개’라는 것, 8일 이전에 한 차례 더 만날 예정이라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언론은 이미 노동조합의 이른바 ‘자구안’, 즉 복지기금을 담보로 1천억 대출, 비정규직 고용안정기금 12억 출연, 5+5 및 무급순환휴직 등을 통한 임금삭감까지 감수한다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와 관련한 많은 얘기와 추측들이 오가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 모든 교섭 내용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현재 제기되는 의문들은 의외로 간단한 문제에서 시작되었다. 교섭에서의 기본과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노·사·정 간담회는 엄밀한 의미에서 교섭이 아니다. 언론의 표현을 빌면 ‘진지한 대화의 장’일 뿐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교섭처럼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노·사·정 간담회에서는 노동자들이 상식으로 생각하는 기본부터 지켜지지 않았다. 내용을 ‘비공개’로 한 것이다. 모든 교섭에서 ‘공개’ 원칙은 노동자들에게 유리하며, ‘비공개’는 자본가들에게 유리하다. 교섭 내용이 공개될 경우, 교섭에서 보이는 사측의 비인간적 태도가 대중들에게 폭로됨으로써 파업대오의 투쟁의지가 더욱 고취되기 마련이다. 반대로 ‘비공개’가 통용될 경우, 사측은 온갖 거짓과 위선적 내용을 파업대오에게 은밀하게 유포시켜 분열과 혼란을 심을 수 있게 된다. 이미 현장에 수많은 소문들이 떠돌고 있지 않은가!

87년 7·8·9월과 그 직후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힘차게 투쟁했을 때, 민주노조는 ‘교섭보고대회’를 파업총회형식으로 개최했다. 교섭 중간에 노조 간부들은 휴회를 요구하고, 교섭장 바깥에 진을 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수시로 교섭상황을 보고했다. 조합원총회를 통하지 않는 한, 단 한 글자라도 싸인할 수 없었다.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에서 올해 1월부터 44일 간 전개된 과들루프, 마르티니크 총파업에서 노동자대표단과 정부 간 협상은 라디오, 텔레비전을 통해 생방송됐다. 이것이 총파업이 승리를 쟁취한 중요한 이유였다. 강력한 투쟁을 바탕으로 전체 노동자들이 보는 앞에서 사측과 정부를 낱낱이 폭로하고, 무릎 꿇게 만드는 공개 협상만이 승리를 끝까지 지켜줄 수 있다.


▣ 공장은 노동자의 것! 투쟁의 요구도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결정한다!

또한가지 혼란은, 교섭에 임하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분명한 입장을 취하지 않으면서 벌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언론만이 아니라 범국민대책위, 금속노조 지도자들조차 자구안·양보안이 마치 쌍용차 노동자들의 요구인양 떠벌이고 있다. 과연 그러한가? 우리는 양보하기 위해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파업 지도부의 입장이 불분명하다 보니 의문들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보름간의 공장점거파업을 통해 정규직·비정규직 파업노동자들은 “공장은 우리의 것”임을 선언했다. 그렇다! 자본가들에게 필요한 공장은 우리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착취하는 공장일 뿐이었다. 그러나 우리 노동자들은 지난 보름 동안 이곳을 억압과 착취가 없는 해방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어떻게 투쟁을 발전시킬 것인지 열띤 토론의 장으로 만들었다.

“공장은 노동자의 것”이라는 것과 똑같은 원리로, 파업투쟁에서 쟁취해야 할 투쟁의 요구 또한 노동자들의 것이다. 어느 누가 대신해서 결정할 수 없으며, 오직 투쟁하는 노동자들 스스로의 토론을 통해 집단적으로 결정할 문제이다.
수많은 언론보도를 접한 노동자들 속에서 “지금까지 휴업과 임금체불이었는데 또 무급휴직인가” “백번 양보하더라도 자구안은 총고용 보장을 전제로 한 것인데, 이미 1,500명이 희망퇴직으로 나간 시점에서 자구안은 무효”라는 얘기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렇다! 아래로부터 지금 교섭의 요구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지도부는 자구안·양보안에 대한 자기 입장을 분명히 천명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투쟁의 요구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즉각 분임토론을 실시하고 아래로부터 요구를 집단적으로 모아내야 한다. 그렇게 요구를 모아낼 때만이 힘있는 투쟁과 교섭을 강제할 수 있다.


▣ 양보는 노동자들의 더 큰 단결과 연대를 가로막는다!

지난 6월 1일 쌍용차지부 기자회견에서 또다시 자구안·양보안이 발표되었다. 후생복지 기금 등을 담보로 1,000억 투자,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한 12억의 출연을 제안했다. 더 나아가 실질임금의 축소까지 동반하는 인력운영방식, 추가 부담 없이 오히려 제도적 지원을 통해 인건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무급순환휴직 등을 포함하는 ‘쌍용차 모델’을 제안한 것이다.

언론사들은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실질임금 40% 삭감” 운운하며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들은 양보안·자구안을 기정사실화 하려 한다. 양보안이 교섭안이 되어버리고, 거기에서 더 양보하지 않으면 공권력 투입밖에 없다고 협박할 것이다. 남는 것은 한가지 뿐이다. 끝도 없이 양보해야 하고, 사측은 노동자들이 아무리 양보해도 끝까지 정리해고를 강행하려 할 것이다. 이미 언론을 통해 사측은 “정리해고는 반드시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지 않는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양보하게 된다면, 그와 맞물려 더 열악한 처지에 있는 부품사·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더 많은 양보를 강요받게 된다. 이 투쟁이 부품사 노동자들과의 공동투쟁 형태로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미래에 그들과 연대하기 위해서도 양보는 단결의 확대를 가로막는다.

이미 분임토론 과정에서 “그동안 우리가 연대에 소홀했던 것 같다. 과거를 반성하고 이 투쟁에서 금속노조 총파업을 호소하자. 그리고 지금부터 우리도 연대투쟁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바로 여기에 해답이 놓여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양보가 아니라, 더 많은 노동자들과의 단결과 연대 확장이다!


정리해고 효력일(6월 8일)을 코앞에 두고, 오늘 또다시 노·사·정 간담회를 열자고, 마지막까지 밤을 새워서라도 최선을 다해보자고 정치권과 사측의 압박이 들어올 것이다. 저들의 목표는 “정리해고와 파업을 유보하고 중재안을 만들자”며 파업대오를 깨려 할 것이다. 이에 맞서 대처하기 위해서는 모든 교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교섭 이전에 요구안을 명확히 하며, 자구안·회생안 등 모든 이름의 양보안을 걷어치워야 한다!

분임토론을 통해 이번 투쟁에서 파업 노동자들이 내걸어야 할 요구가 무엇인지를 아래로부터 모아나가자! 이른바 자구안·양보안은 무효임을 선언하고, 정리해고 분쇄와 총고용 보장 및 공적자금 투입과 국유화·노동자통제를 분명한 요구로 세우자! 모든 교섭에서 분명한 노동자들의 요구를 미리 정식화할 것, 그리고 교섭내용 일체를 공개할 것, 자구안·회생안을 폐기할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관철시키자! 정치권·사측과 보수언론의 이간질에 절대로 속지 말고, 파업대오를 견결히 유지하며 금속노조 총파업·연대파업을 조직하자!



2009년 6월 7일

공황기에 맞서 노동자살리기 투쟁을 전개하는 금속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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