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회사에서 쌍용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체불에 대해 대안을 내놓지 않자 쌍용차 비정규직노조가 21일 쌍용차 앞에서 오후 3시부터 기자회견을 갖고 200여명이 모여 전국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 주최의 집회를 열었다. 집회 전 오후 1시 30분에는 쌍용차 본관 앞에서 항의 피켓 시위를 가졌다.

노조는 “정부나 노동부에서도 쌍용자동차에 대한 지원을 언급하면서 가장 고통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체불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들의 임금이라 해봐야 법정최저 임금이다.”며 막막함을 토로했다.

쌍용자동차는 2005년 상하이 자본이 인수한 이후 거의 매년 구조조정을 해 왔다. 인수할 당시에는 정규직 5700여명, 비정규직 1700여명이 쌍용차에서 근무했고, 2006년 대규모 감원으로 인해 정규직 500여명 비정규직 500여명이 퇴사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매년 소리 없이 감원되어 2008년에는 640여명의 노동자가 근무해 왔다.

그러나 2008년 말에는 전환배치를 통한 구조조정으로 300여명이 강제 희망퇴직 위로금 5~600만원을 손에 쥐고 10여년 가까이 일 해왔던 직장을 떠났고, 40여명은 복귀시점도 없는 휴업자가 되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쌍용차 비정규직노조 김운산 지회장은 “남아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300여명도 고용불안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10여년이 넘는 시간을 쌍용자동차에서 근무하였건만 상하이가 다 빼먹고 떠난다며 하고 간 법정관리 신청 때문에 임금체불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설날 선물을 받고 다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또한 12개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이외에도 식당, 청소, 경비 업무 등을 하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또한 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복기성 사무장은 새벽부터 “한 밤중까지 따스한 밥을 짓고, 겨울 찬바람 속에서 회사의 경비를 서고, 온갖 어려운 잡일을 마다하지 않고 청소를 하시는 노동자들이 있다. 그들 또한 비정규직이라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지만 회사의 말 한마디에 생사가 좌우되는 처지라 고개 숙여 속울음을 참고 있습니다.”고 호소했다.

김운산 지회장은 “현재 쌍용차 내에 근무하는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는 약 650여명이다. 최저임금을 받는 우리 모두의 임금을 합해봐야 7~8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정부나 회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언론에 대해서도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구조조정만이 해결 방법이라는 주장에 대해 노조는 “이미 쌍용차의 수천 명의 노동자가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고 실직자가 되었습니다. 한때 1만여 명의 노동자가 지금은 5천여 명도 안남은 이 상황에 더 이상 어떻게 인원 감축을 말 할 수 있다는 말 입니까.”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집회가 끝난 뒤 전국금속노조, 쌍용차 정규직, 비정규직 노조 대표단은 회사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러 갔지만 회사 관계자들은 모두 자리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