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시작한 금융위기가 세계적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금융 거품에 의해 시작된 이 위기가 어떤 상황까지 어떻게 갈지 경제학자들조차도 알 수가 없다고 한다.

그저 단순히 일만하고 살아 왔던 일반 서민들은 영문도 모른채 삶의 무게 짓눌려 허덕이고 있다.
장사를 하던 이는 가게 문을 닫고, 직장에 다니던 이는 직장에서 쫓겨나고 있다. 이 경제공황이 다른 나라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 더 심각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지난 10년간의 수출 주도형 신자유주의 정책에 의해 내수 경기 침체와 무제한 양산된 비정규직과 무관하지 않다.



쌍용자동차에서는 이미 작년 말부터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었다. 사내 12개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640명의 절반이 넘는 340명이 강제 퇴직 당하거나 휴직 상태에 있다. 남아 있는 300여명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 해 하고 있다.

원청인 쌍용자동차는 인원감축이 필요할 때가 되면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를 첫 번째 희생양으로 삼아 강제 희망퇴직, 업체폐업, 인위적 부도처리로 간단하게 정리해고 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회사는 2000여명의 인원 감축안까지 들고 나왔다. 상하이 먹튀 자본의 본질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경제가 무너진다는 두려움에 평택시민까지 떨고 있다. 온갖 언론들이 쌍용차를 취재하고 있다.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은 부각되지 않는다.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가 힘을 모아 노동자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공동 투쟁하고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과 애환은 많이 다뤄지고 있지 않다. 거리로 내몰리고, 임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음에도 말이다. 우리 사회의 약한 자에 대한 태도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우리나라 총 노동자는 약 1천500만 명이라는데 그중 비정규직이 800만 명이 된다 하니 그 인구도 많지만 이들의 임금이 대부분 최저 임금수준이라 생활고 또한 말할 수 없는 지경이다.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제도는 경제 규모에 비하여 거의 최악의 수준이다. 최저 생계비조차 안 되는 봉급을 받아 생활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살림에 경기침체는 곧 비정규직 노동자의 해고를 의미한다.

공장이든 일반회사든 신규 채용은 정규직 보다는 싼 임금을 지불하며 언제나 해고하기 쉬운 비정규직을 선호한다. 이들이 실직 하게 되면 구제할 방법도 거의 없다. 실업급여로 연명하다 최저임금 비정규직일망정 다시 노동력을 팔 수 밖에 없다.

필요 할 때는 최저임금만 주며 남들이 기피하는 어렵고 힘든 작업을 시키고 부려먹다가 언제든 버릴 수 있다는 것이 사람 사는 사회의 정의는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우리사회 정의는 이런 비정규직의 고통과 삶 위에 있다. 과연 정의로운 사회인가? 사람사는 사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