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법과 투쟁방향’ 토론회가 27일 저녁7시 민주노총 경기본부 평택안성지부에서 쌍용차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 지역노동자 4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평택안성지역 현장노동자 공동투쟁본부(주)’ 주최로 열린 토론회는 산업노동정책연구소 부소장 이종탁씨의 발제로 시작되었으며, 쌍용차 노동자 이영호씨가 사회를, 쌍용차 노동자 지선열씨와 두원정공 노동자 이기만씨가 토론에 참석했다.

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는 3월 말 회사가 선임한 컨설팅회사인 삼정KPMG가 자산실사를 발표한 예정으로 노조는 3월말, 4월초 인력감축을 포함한 대규모의 구조조정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회생계획안 반대’ ‘총고용’을 주장하고 있다. 임금체불, 야간조 휴업 등 구조조정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리해고를 통보받고 회사 출입조차 거부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러자 참가자들은 정부, 자본이 주장하는 ‘회사 살리기’가 아닌 ‘노동자 살리기’를 전제로 한 열띤 토론을 벌였으며, 회사를 넘어 지역과 전국으로 구조조정 반대 투쟁을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실천 계획들이 제안되었다.

쌍용차 사회화 주장, 노동시간 단축과 교대제로 일자리 나누기

쌍용차 비정규직 문제는 별도로 다룰 사안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투쟁속에 녹아나야 하기 때문에 발제문에서 언급하지 않았다며 발제를 시작한 이종탁씨는 ‘생존’자체를 목표로 한 조합주의적인 관점만이 아니라 계급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경제위기 시기에 신자유주의를 폐절하고 자본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운동적 관점으로도 쌍용차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며 ‘사회화’를 주장했다.

현 경제위기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결과로 신자유주의가 아닌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며,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서는 변화를 위해 노동자는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며 노조가 “98년과 같이 무급휴직과 정리해고의 숫자를 가지고 밀고 당기기 할 수는 없다. 노조가 이런 방식의 생존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노동시간단축과 교대제 개선으로 일자리는 나누고 늘리자며, ‘기본 소득 보장’이나 ‘기초생활보장’을 전면화하고 생산을 장악하는 운동을 벌일 것, 쌍용차 처리 방안은 사회가 결정해야 하고 사회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것을 위해 이씨는 ‘대중운동’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고용위기 해법 비어있어, ‘노동자 살리기’ 되짚어봐야

하지만 참가자들은 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진단은 비슷하나 발 등에 불이 떨어진 쌍용차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지적했으며 조합주의적인 관점과 운동적 관점을 구분해서 충돌시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고용보장 대신 임금삭감이라는 양보안이 나올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토론에 두원정공 이기만씨는 회사는 절대로 양보안을 내놓지 않을 것이며 쌍용차 노동자들은 이미 상당부분을 양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 살리기’에 대해 원칙적인 동의 수준이 아니라 현장에서 어떤 실천을 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되짚어보고 현재 싸움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 결국 ‘회사 살리기’로 귀결되는 것이며 노동자 전체가 진짜 노동자 살리기를 위한 투쟁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쌍용차 지선열씨는 쌍용차의 ‘사회화’에 대해 그 자체도 하나의 ‘제도’에 지나며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해 운동진영이 주장하는 ‘사회화’에 대한 사회적 동의와 방안 모색에 불충분한 지점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노동자 살리기’가 쌍용차 노조만의 역할이 아니라 쌍용차 내의 운동가들도 적극적인 실천을 해야 하며, 노조상급단체와 지역, 전국에서 소통하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