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충격 휩싸인 평택·창원…협력사 도산 더 큰 문제

쌍용자동차가 9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쌍용차 공장이 있는 경기 평택지역은 하루종일 술렁였다. 이날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공장에는 주간 근무조 근로자 2500여명이 출근했지만 대부분 일손을 놓은 채 어두운 표정으로 앞으로의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모씨(35·도장1팀)는 “지난달 월급도 제때 받지 못했는데 앞으로 어디까지 파장이 계속될지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평택 칠괴동 공장 주변 상가는 썰렁한 분위기였다. 상가 곳곳에는 벌써부터 임대를 알리는 안내문이 나붙었다.

노조는 이날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고 마라톤 회의를 거듭했다. 노조 관계자는 “2009년 1월9일은 중국이 한국을 유린한 날로 상하이차가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저버린 것”이라며 “그동안 노동자들이 수차례에 걸쳐 대화와 협의를 강조해 왔음에도 상하이차와 사측은 협의 없이 법정관리를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평택시와 경기도도 쌍용차 법정관리가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과 향후 대책을 마련하느라 하루종일 분주했다. 평택시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쌍용차 직원이 5700여명에 이른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20% 안팎을 차지하기 때문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송명호 평택시장은 이날 평택 지역 5인 이상 사업장 1380곳과 225개 사회단체 등 모두 1605개 기업 및 단체에 쌍용차에 대한 지원을 호소하는 서한을 긴급 발송했다.

더 큰 문제는 협력업체의 줄도산이다. 쌍용차의 협력업체는 전국에 256개 업체가 산재해 있으며, 경기도에만 79개 업체 1만50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경기도 산업정책과 관계자는 “쌍용차도 문제지만 협력업체들이 줄도산을 할 경우 이들 업체 근로자의 고용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오전 평택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가 끝난 뒤 평택시·쌍용차 노사·시민단체 대표 등과 모임을 갖고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평택지역 사회적 협의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경태영 kyeo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