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대규모 정리해고를 둘러싸고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쌍용차 사태가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쌍용자동차 노조는 8일 '선 파업 중단, 후 정리해고 유보'를 담은 사측의 중재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고, 사측은 최종 정리해고 대상자 976명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은 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리해고 계획 철회와 정규직.비정규직 총고용 보장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민중의소리
쌍용차 노조는 이날 오전 공장 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은 오로지 정리해고 강행만을 역설해 함께 살자는 우리의 바람은 처참히 무너졌다"며 "사측은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정부는 즉각 공적자금을 투입해 공기업화하라"고 밝혔다.
지난 5일 정치권 중재하에 열린 노사정 간담회 후 사측은 6일 서면을 통해 "외부인력 철수, 굴뚝 농성 해제, 정상조업 재개를 하면 정리해고를 유예하겠다"는 내용의 안을 노조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측의 안에서 진정성을 찾을 수 없다"며 거부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그동안 사측은 정리해고 철회에 대한 입장변화 없이 희망퇴직을 강제하면서 현장을 분열시키려고만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리해고 철회도 아닌 유예에 대한 입장을 제출하면서 파업을 풀라는 것에 대해 회사의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5일 노사정 간담회 자리에서도 정리해고에 대한 언급없이 굴뚝에서 내려오고 옥쇄파업을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만 되풀이했고, 앞에선 대화를 하는 척하지만 뒤에선 정비지회와 분회 노조사무실 폐쇄 등 파업 국면을 악용한 '노조 무력화' 공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날 자리에서 실질적 내용의 진전을 위해 정부와 직접 교섭을 촉구하는 한편, "정리해고와 분사가 완전히 철회되지 않는 한 우리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총력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노조가 사측 안을 거부하자 사측도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노조가 회사의 중재안을 거부했다"며 "이에 따라 최종정리해고 대상자 976명에 대한 법적 해고 효력 발생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사측으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은 조합원 1,056명 중 80명이 희망퇴직을 해 최종 976명이 해고자가 됐다.
공권력 투입 초읽기 들어가나
노사협의가 사실상 결렬되면서 공장 내 공권력 투입 시기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측은 정리해고 통보자에 대한 법적 효력이 가동되는 8일 이후 공권력 투입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놨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공권력 투입에 대비해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노조는 이미 공장 안을 요새화해놓고 있으며, 특히 도장 공정라인은 작업의 특성상 시너와 페인트 등 인화물질이 가득해 공권력이 투입돼 강제진압할 경우 제2의 용산 참사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권이 물밑교섭을 계속 추진하고 있어 공권력 투입이 임박하진 않았다는 관측도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한나라당도 이날 쌍용차에 원유철 의원을 급파해 노조관계자와 면담을 가졌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지난 6일부터 공권력 투입 반대, 정리해고 중단 등을 촉구하며 공장 내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고, 민주노총·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이 참여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살리기 범국민대책위원회는 9일 정리해고 중단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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