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8일 쌍용자동차가 노동자 2,646명 정리해고를 골자로 한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에 쌍용차 비정규직은 없었다. 5월8일 2,406명 정리해고 인원 노동부 신고에도 비정규직은 없었다. 같은 날 시행된 쌍용차 노동자 희망퇴직 강행에도 비정규직은 예외였다. 현상만 보면 340여명 남아 ‘주/야 맞교대로 120만원 월급’ 받는 비정규직은 정리해고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를 두고 쌍용차 비정규지회는 “정리해고 당할 때도 비정규직은 차별받는 웃기지 않는 현실이다. 이미 비정규직은 폐업, 정리해고 통보로 60여명이 짤렸다. 소리 소문 없이 비정규직은 죽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리해고 인원은 정규직 2,405명 예정, 비정규직 60여명 해고로 총 2,465명인 것이다.

강제휴업, 임금체불, 우편물․문자로 업체 폐업, 정리해고…
‘해고’ 스트레스로 모아둔 돈도 탕진하는 비정규직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에 비정규직은 소리 소문 없이 짤린다지만 상하이차 ‘먹튀행각’과 1월9일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 5월8일 정규직 노동자들의 2,405명 정리해고 노동부 신고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는 동안 쌍용차 비정규직은 그야말로 ‘유령’이었다.

비정규직은 12개 업체 중 3월31일 ‘명성실업’이 우편물 한 장으로 폐업 통보, 정규직 산재대책반 업체 ‘계룡’이 4월 문자로 폐업을 통보해 10개 업체가 남았다. 폐업을 포함해 업체는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연이어 업체별로 정리해고 통보하며 60여명을 해고 했다. 해고 통보받은 비정규직은 문자 한 통으로 회사 출입까지 거부당했다. 당시 업체들은 ‘원청인 쌍용차의 지시’로 출입을 거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 쌍용차는 3월16일 협력업체들에게 공문을 보내 ‘장기 휴업 인원들의 출입 불가를 통보’했다.

올해 3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2월16일 쌍용차가 ‘생산량 축소’를 근거로 평택공장에 조립3, 4팀 야간조 강제 휴업 조치를 강행하며 해당 부서 비정규직도 강제 휴업자 신세가 되었다. 작년 12월부터는 임금체불에 시달렸고, 업체는 원청에서 도급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며 임금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계룡’은 2달치 월급에 연차, 퇴직금도 지급하지 않았고, 명성실업의 경우 업체 폐업을 하며 아직까지 3월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비정규지회 유제선 교육선전부장은 “거리로 내몰린 비정규직 중에는 단 한 사람도 정규직으로 취업하거나 혹은 제대로 된 일자리 구한 사람이 없었다. 더 열악한 2, 3차 하청이나 비슷한 조건의 비정규직으로 취업, 혹은 실업자다. 직장에서 짤린 스트레스로 마련해 둔 돈을 탕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규직 노사 합의 따라 생존이 좌지우지되기도
상하이차는 잘나가던 쌍용차 인수하더니 노동자 짤라

비정규직의 운명은 정규직 노조에 의해서도 좌지우지 되었다. 작년 10월27일 회사(사장 최현탁)와 정규직 노조(쌍차 1기 지부, 정일권 지부장)가 ‘라인재배치’ 즉, 전환배치에 합의함과 동시에 당시 비정규직 인원 700여명 중 절반에 달하는 350명에 대한 유급휴업도 합의했다. 당시 비정규직이 휴업으로 나간 자리에는 정규직이 전환배치 되었다.

그러나 노사는 비정규직 유급휴업을 합의 뒤 불과 8일 만에 협력업체 직원 희망퇴직에 합의. 비정규직은 희망퇴직 했고, 이를 거부한 비정규직은 강제휴업자 신세가 되었다. 비정규직 300여명은 거리로 내몰렸다.


비정규직지회는 당시를 “회사는 휴업 들어간 사람이나 안 들어간 사람이나 주말에도 악랄하게 전화해 희망퇴직을 종용했다. 회사에서 자꾸 전화가 와 짜증나서 그만둔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휴업자 중에는 지방으로 일거리를 찾아간 사람도 있었는데, 과장은 밤11시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반드시 와서 희망퇴직 쓰라’는 말이다.”고 회상했다.

다시 거슬러 2004년 말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한 뒤 회사는 2006년 정규직과 비정규직에게 희망퇴직을 강행, 2006년 1,700여명이던 비정규직은 5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상하이차는 2004년도 당기순이익이 110억인 잘 나가는 쌍용차를 인수했지만 ‘기술유출, 투자약속 불이행, 먹튀행각’으로 결국 2009년 1월9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05년 1,700여명이던 비정규직은 이렇게 2006년 1,200명, 2007년 750명, 2008년 600명, 2009년 300여명으로 줄었다.

남은 비정정규직 300명도 대량 해고 위협
정규직-비정규직 공동 투쟁 강조

비정규직지회는 이제 300명 남은 비정규직도 집단 정리해고 상태에 놓여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이 법원에 제출한 쌍용차 회생 관련 조사보고서가 그 근거다.

“도급비는 생산 라인 중 협력업체 직원 공수 투입에 따라 발생하는 금액이나, 회사의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라 더 이상 협력업체 직원 투입이 없을 것으로 가정하였다. 그러나 회사는 특정 공정 혹은 작업을 분사를 통한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어, 향후 분리되는 회사에 지급될 금액을 도급비로 추정하였다.” (조사보고서 152쪽)

현재 협력업체의 일괄 정리가 예상되며, 비정규직 지회는 “사실상 300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을 전원 해고하겠다는 것이다.”고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정규직에 대한 분사가 추진되고 있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고의 위협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유제선 교선부장은 “분사는 몇 백 개의 업무를 잘게 쪼개어 몇 개의 도급회사로 넘기겠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 똑같은 공정에 투입되면서도 정규직이 아닌 도급회사 소속 비정규직으로 만들겠다는 말이다. 이 계획을 밀어붙이기 위해 300명에 불과한 비정규직을 모조리 쫓아내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정규지회 복기성 사무장은 “노조가 몇 업체와 확인 한 결과 ‘원청에서 업체 빠지라고 했다’ ‘업체 빠지게 될 것 같다’는 말을 흘리고 있다. 조만간 비정규직 대량 해고, 정규직의 비정규직화가 현실화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에 맞서 우리는 정규직, 비정규직 총고용 보장을 외치며 굴뚝농성에 돌입했다. 지부, 지회는 공동 투쟁의 전형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며 정규직-비정규직의 공동투쟁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