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쌍용차는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 재산보전처분신청 및 포괄적금지명령신청을 접수했다. 쌍용차의 최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경영에서 손을 뗄 전망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긴박한 자금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향후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순환 휴직을 통해 평균 임금 50%를 축소 지급하는 동시에 향후 2년간 임금을 10~30%까지 삭감하는 등 고정비 지출 절감을 위한 방안을 노동조합과 협의할 계획이다. 한편 미지급된 지난해 12월 임금은 9일 지급할 계획이다.

주목할 부분은 상하이차의 모호한 태도다. 상하이차는 감원과 급여 삭감 등 노동조합의 구조조정 수용을 선결 조건으로 내걸면서 자금 지원을 미뤄왔다. 2004년 10월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노조와 약속했던 5년 이내 1조2천억 원 추가 투자와 공장증설, 연간 33만 대 생산 등의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신규 투자는커녕 기술 이전을 대가로 지급하기로 한 1200억 원 조차 입금되지 않은 상태다.

만약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지게 되면 상하이차는 자신들의 지분 51%(시가총액 1600억 원 가운데 800억 원 가량)를 포기하는 대신 6천여억 원에 이르는 채무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상하이차 입장에서는 감원과 자산매각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세계적인 수요 둔화와 신용 경색 등으로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자본잠식 상태도 아닌데 화의절차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법정관리로 몰고 가는 행보도 심상치 않다. 최근 경영진 회의에서 직원 2천명을 감원할 경우 2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면서도 뒤통수를 친 셈이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대주주로서 일말의 기업윤리와 책임감을 기대했었는데 상하이차는 이를 철저하게 버렸다"고 비난했다. 헐값에 기술만 빼낸 뒤 철수하는 전형적인 먹튀 행태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