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방통행…노동계 ‘뜨거운 6월’ 예고
현장선 쌍용차 구조조정·화물연대 파업 대치 국회선 비정규직법·최저임금법 개정안 대립
	이완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오는 5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총파업을 비롯한 6월 투쟁 계획을 논의한다. 지난달 민주노총이 제기한 대정부 교섭 요구에 아무런 반응이 없는 정부, 쌍용차 문제 등 노동 현안들을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집중적으로 토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철 민주노총 대변인은 “6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와 한나라당이 비정규직법 개정 처리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이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며 “최근 노동 현안들이 이렇게 몰린 적이 없는데 어떻게 풀어갈지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 사안들도 줄지어 있다. 오는 8일은 쌍용차가 노동부에 정리해고 계획을 낸 지 한 달이 돼 법적으로 해고 효력이 발생하는 날로,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 점거한 평택공장에 회사 쪽 요청으로 경찰력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10일에는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쌍용차 정리해고 중단과 고용안정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하며 2시간 시한부 파업을, 11일엔 화물연대가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촉구하며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정호희 운수산업노조 정책실장은 “정부와 물밑 접촉하고 있지만 진척 사항이 없기 때문에, 화물연대의 파업은 일손만 놓기보다는 고강도 투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6월 처리 방침을 밝힌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놓고, 민주노총은 물론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회에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올라 있는 가운데 6월 말에는 노사가 첨예하고 맞서고 있는 2010년 최저임금액 결정도 나온다.

노동부가 추진하겠다고 한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대해, 한국노총도 이미 반대 태도를 밝힌 상태다. 노동부는 6월까지 노사정위원회에서 결론지은 뒤, 9월 정기국회 전에 정부 입법예고안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충호 한국노총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많은데, 정부가 이를 외면하면 노-정 충돌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6~7월은 전통적으로 각 사업장의 교섭 갈등이 모이는 시기였지만, 올해는 앞날이 매우 불투명한 쌍용차 문제, 비정규직법 개정 문제 등 특수한 사안들까지 집중되고 있다”며 “개별 사업장이나 사안만을 놓고 보면 나름대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는데, 노-정 관계와 맞물려 돌아가게 되면서 어떻게 폭발할지 알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