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진·전병역기자 junby@kyunghyang.com 
 
ㆍ사측 “8일 이후 공권력 요청”
ㆍ전문가들 “정부·채권단도 책임…공적자금 투입을”

인력감축을 둘러싼 쌍용자동차 노사간 대결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경영진은 강제해고 가능일인 8일 이후 노조가 점거 중인 평택사업장에 공권력까지 끌어들일 태세다. 반면 노조는 총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맞대응키로 해 충돌이 예상된다. 시민사회단체나 전문가는 “크게 보면 정부, 채권단도 쌍용차 사태에 책임이 있다”며 “지금이라도 대화에 나서 대안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쌍용차 이유일·박영태 공동관리인은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동부에 정리해고를 신청한 지 한 달 유예기간이 지나는 8일 이후 ‘합법적 수단’을 통해 퇴거명령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 ‘합법적 수단’의 의미는 공권력 요청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인력의 37%인 2646명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일에는 희망퇴직자 1545명을 제외한 1056명 앞으로 정리해고 통지서를 보냈다. 희망퇴직 신청도 5일까지 연장해 받고 있다.

이 관리인은 “감원을 해야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구조조정 방침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노조는 “일자리 나누기와 인건비 절감을 통해 대량 해고를 막을 수 있다”는 대안을 내놓은 상태다. 노조는 특히 미지급 인건비를 담보로 한 대출 1870억원, 3조 2교대제를 통한 759억원, 무급휴직 204억원 등 2833억원의 인건비 절감방안을 제시하고, 직장폐쇄 철회와 노정 대화를 촉구했다. 노조는 이미 평택공장내 도장공장, 변전실, 유류고, 가스 저장소 등 핵심시설과 주요 위험시설을 점거하고, LPG가스·시너·화염병 등을 준비해 놓은 상태여서 공권력 투입시 대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한국진보연대와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쌍용차대량해고 반대와 자동차산업의 올바른 회생을 위한 범국민대책위’를 구성해 “쌍용차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근로형태 재편 등의 일자리 나누기로 대량 해고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진보연대 등 141개 시민사회단체도 이날 경기도청 앞에서 범경기도민대책위원회를 꾸려 “정부는 상하이자본의 투자약속 불이행과 불법 기술유출을 관리·감독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이른 시간 내에 공적자금을 투입해 쌍용차 경영정상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들도 대규모 인력 감축 방식의 구조조정 효과에 의문을 나타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채권단의 평가는 지나치게 재무적 관점만 중시하고 있다”며 “대규모 감원은 회복기에 생산과 연구개발에 차질을 가져오는 등 문제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프랑스의 르노와 스웨덴 사브처럼 감원을 거의 하지 않는 조건으로 정부가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방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인진·전병역기자 junb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