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들 반갑습니다.
굴뚝에서 28일차를 맞이하는 김을래, 김봉민, 서맹섭 동지들에게 변합없이 투쟁으로 인사 올립니다. 투 ~ 쟁
지금 막 밖에는 비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예전에는 늦은 밤 비 가오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시원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비 오는 소리만 나면 걱정이 먼저 앞섭니다.
지난 목요일 글을 올렸는데 마지막 입력을 잘못했는지 글이 모두 날라 가 버렸습니다. 어찌나 화가 나 던지 그날 늦게까지 없는 재주로 글을 올렸는데...
그 날 올린 글을 더듬어 생각해 보면 동지들의 모습이 매우 자랑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굴뚝에서 처음 동지들의 안전모아 방어용구를 들고 당당히 서 있는 동지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 세 사람은 아무말 하지 못하고 승리를 예감했습니다. 달라진 모습, 달라진 함성, 달라진 대오 우리는 분명히 승리를 예감했습니다.
그 당당함을 보며 아직 우리 세 사람의 뇌리에 승리의 확신이 있는데 사측은 고작 우리에게 정리해고 유예의 조건으로 옥쇄파업을 풀고 굴뚝고공농성을 중지하라고 합니다. 그뿐 입니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같은 동료로 동지로 회사에서 동거동락을 하던 직원에게 회사살리기 궐기대회에 강제로 참석하라고 강요하며 같은 직원끼리 싸움을 붙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식을 듣고 우리는 굴뚝에서 울분 삼키며 많은 대화를 하였습니다. 또한 결의도 하였습니다.
자랑스런 동지여러분!
승리가 점점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가열찬 투쟁으로 몰아 부치면 반드시 승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승리도 내 동지들 가슴에 멍들게 하고 상처를 주며 괴로움 속에서 투쟁하게 한다면 다 함께 누릴 승리의 기쁨은 아니다. 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요즘 즐겨 부르는 노래 가사처럼 함께 승리의 길을 가면서 가다 못 가면 쉬었다가고 서로 힘이 되어 같이 함께가자는 노래가 있습니다.
지난 밤 우리의 결의로 하얗게 밤을 새워가며 고민하고 괴로워하던 동지들이 있습니다. 그 동지들과 많은 통화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오늘 낮에 굴뚝에서 동지들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모든 동지들이 투쟁 승리를 위해 나이가 많은 선배님부터 후배님까지 지도부의 지침아래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승리를 위해 지도부의 지침 아래 하나가 되어 열심히 뛰고 계신 동지들을 보면서 나도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뛰고 있는 동지들의 역할이 있듯이 이 곳 굴뚝에 올라와 있는 우리 역할이 따로 있음을 새삼 깨닿게 되었습니다. 이곳 굴뚝에 있는 세 사람의 몸은 이제 우리 개인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우리세 사람 다시 한번 결의 하였습니다. 질기게 끝까지 투쟁해서 건강한 몸으로 반드시 승리하자고.
조합원 동지들께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굴뚝농성 당당하고 든든하게 끝까지 사수하겠습니다.
우리 세 사람 만이 아니라 동지들 모두의 염원을 가슴에 새겨 사수하겠습니다.
동지들의 투쟁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힘써 투쟁하겠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동지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