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위기가 노·노(勞勞) 갈등 차원을 넘어 섰다. 일단의 세력이 ‘평택’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대한민국의 정체성 자체에 도전하는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쌍용차 회사측도 27일 “공장 내부에 온갖 외부 세력이 결집해 극단적 행위를 종용해왔다”고 밝혔다.
주말 26일과 27일에 걸쳐 평택 공장에서 벌어진 파업 노조원과 회사 임직원 간의 물리적 충돌은 노·사가 공영은커녕 공멸의 길로 내닫는 평행선상임을 거듭 확인시켜주고 있다. 노조가 점거 파업에 돌입한 4월21일 이후 생산라인은 멈춰 39일째에 이르고 있다. 6월 들어 판매량은 불과 90여대, 판매 조직과 시장 신뢰는 이미 흔들릴 대로 흔들렸다. 오늘 당장 생산의 현장에서 같이 땀흘린다 해도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대로라면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할 시한인 9월15일을 기다리기에 앞서 그 훨씬 이전에 만사휴의(萬事休矣)일지 모르는 상황이다.
쌍용차에 대해 구조조정안이 선택 아니라 필수임을 거듭 강조하는 것마저 한가롭게 비칠 정도다. 3일 일단의 시민·사회단체들이 결성한 ‘자동차산업의 올바른 회생을 위한 범국민대책회의’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으며, 그들은 출범 당시부터 “공장은 시너와 인화성 물질 덩어리로 가득차 있다. 공권력이 투입된다면 엄청난 참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을러왔다. 우리는 그들 대책회의가 겨냥하는 실질적 목표는 ‘쌍용차의 회생’도 ‘정리해고 반대’도 넘어서 극단의 투쟁 그 자체로 귀결되고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참여단체 면면만 봐도 민노당·민주노총·사회진보연대·전농·민교협 등으로 2005년 2월 발족 이래 그 이듬해 평택에서 미군기지 이전 반대 폭력시위를 주도한 ‘평택 범대위’의 후신(後身)쯤이다. 금속노조가 29일 부분파업에 이어 7월1일 총파업을 예고한 것은 평택을 반정부 투쟁기지화하려는 ‘작전’의 일환으로 비친다.
평택이 더는 단위기업의 노사 현장이 아니다. 법과 무법의 대치 전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