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7-1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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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명의 생존권을 짓밟은 집행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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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점거 현장에서 이탈한 기감(차장급) 정성모씨(37 · 가명)는 이날 평택 모처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공장에 남아 있는 동료들 대부분이 너무 지쳐 있다"며 "10명 중 8명은 공권력이 들어오면 제발로 걸어 나가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씨가 털어놓은 공장 안 분위기는 '공권력 투입이든 뭐든 빨리 끝을 내자'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는 "농성 현장에는 회사와 타협할 여지가 있었는데 노조 지부장이 거부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몇 백명이라도 살 수 있는 방안이라고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2개 도장공장에서 두 달 가까이 버티고 있는 파업 근로자들의 상황은 심각하다고 전했다. 수백명이 화장실 6개에 의존해 밥을 짓고,세탁 하고,오물까지 버려야 하는 실정이라는 것.공장 바닥에 아무렇게나 몸을 부리고 쪽잠에 날을 지새우는 일도 숱하다. 정씨는 "자칫 이성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가장 컸다"며 "우울증을 앓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씨는 "공권력이 들어오면 제발로 나가겠다는 사람이 꽤 많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공권력이 들어오면 80% 정도는 제발로 나갈 것이고,20% 정도가 옥상으로 올라가 최후 저항을 할 것이라는 게 농성 현장의 대체적인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그가 걱정하는 것은 일부 농성 참가자들의 극한 행동 가능성이다. 농성 지도부는 이미 옥상에 건빵,라면,물 등을 옮겨 놨다는 것.정씨는 "농성 지도부는 공장 입구에 시너 등 쉽게 불이 붙는 물질을 쌓아 놓았다"고 말했다.
정씨를 괴롭혔던 것은 해고에 대한 억울함도,공권력 진입에 따른 두려움도 아니었다. 같은 공장에서 근무하던 동료들끼리 싸워야 하는 현실이 비참했다고 한다. 그는 "해고됐건 아니건 근로자들 모두 할 말이야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대립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 '막다른 골목까지 갔다,이렇게까지 하고 있어야 하나'는 생각에 나왔다"고 했다.
평택=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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